엔진이 깨어나는 첫 시동음, 그리고 그 소리를 따라 가슴이 먼저 속력을 올리는 순간이 있죠. 〈F1 더 무비〉는 그 “첫 시동”의 전율을 두 시간 반 넘게 붙잡아 두는 작품입니다. 탑건: 매버릭 팀이 스티어링 휠을 잡고, 실제 그랑프리 주말에 카메라를 들고 트랙으로 들어가 만들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기대치가 레드존을 찍습니다. 오늘은 이 영화를 다섯 개의 Lap으로 나눠, 편하게—그러나 깊게—살펴볼게요.
Lap 1. 스타트 라인 — 개봉·런타임·포맷 핵심 정보 한 장에
〈F1 더 무비〉(원제: F1 The Movie)는 2025년 6월 25일 일부 지역에서 먼저 상영을 시작했고, 6월 27일 북미 개봉과 함께 IMAX로 동시 상영되었습니다. 배급은 워너 브라더스, 투자·제작은 애플 오리지널 필름즈. 국내에서도 여름 극장가에서 IMAX 상영관을 중심으로 화력이 컸고, 상영 시간은 155분(2시간 35분)입니다.
Lap 2. 드라이버 라인업 — 캐릭터와 배우, 그리고 이야기의 엔진
중심에는 브래드 피트가 연기한 소니 헤이스(Sonny Hayes)가 있습니다. 통산 커리어의 굴곡을 맛본 베테랑이자, 허세보다 책임을 먼저 떠올리는 드라이버. 그는 신생팀 APXGP에 합류해 루키 조슈아(‘노아’) 피어스(댐슨 이드리스)와 한 팀이 됩니다. 케리 콘돈, 하비에르 바르뎀, 토비아스 멘지스 등 쟁쟁한 조연진이 팀 운영·규정·정치의 미로를 채우고, 루이스 해밀턴은 제작·고증에 참여해 현실감을 견인합니다. 스토리는 “돌아온 베테랑이 루키와 서로를 추동하며 팀을 일으킨다”는 근간 위에, 인물들의 약속·배신·신뢰 같은 인간 드라마를 한 바퀴씩 겹쳐 올립니다.
Lap 3. 트랙 위의 카메라 — 실제 그랑프리 주말 촬영, 그래서 다른 질감
이 영화가 새긴 가장 큰 차별점은 “진짜 주말”에 촬영했다는 사실입니다. 레이스 주말의 그 혼잡·소음·바람·온도를 그대로 필름에 담기 위해, 제작진은 서킷 안쪽—차고, 그리드, 파독—까지 카메라를 밀어 넣었습니다. 피트와 이드리스가 직접 스티어링을 잡고 주행 장면을 찍은 컷들이 곳곳에 녹아 있어, 드론·리그·차체 마운트가 만들어내는 시점 변화가 아주 풍성합니다. 덕분에 관객은 “보고 있는 것”을 넘어 “타고 있는” 느낌에 가까운 몰입을 경험하게 되죠.
Lap 4. 피트 스톱: 왜 이렇게 잘 달리나 — 연출·사운드·편집 감상 포인트
연출은 조셉 코신스키. 비행을 달리기로 바꿨을 뿐, ‘속도=감정’이라는 공식은 여전합니다. 제작에는 제리 브룩하이머, 그리고 7회 챔피언 루이스 해밀턴이 이름을 올려, 트랙 안팎의 디테일을 꽉 채웠습니다. 공식 사이트 문구처럼 이 프로젝트는 탑건: 매버릭의 팀이 레이싱으로 이동해 만든 하이퍼 리얼 액션 드라마에 가깝죠. 사운드는 엔진음만 키우지 않습니다. 타이어 히트, 브레이크 스퀼, 파독의 무전, 헬멧 바람 통과음 같은 생활 소음까지 정교하게 층을 쌓아, 스피커에서 바닥으로 진동이 번지는 질감을 만듭니다. 편집은 롱런 텐션과 스프린트 컷의 리듬을 적절히 교차해, 달리기 전 준비 호흡—스타트—1코너 병목—DRS 추격—피트 인—오버컷/언더컷—체커 깃발까지 한 편의 “경주 서사”로 읽히게 하죠.
Lap 5. 체커 플래그 이후 — 흥행·앨범·확장 세계
개봉 성적은 브래드 피트 개인 커리어에서도 의미가 큽니다. 애플은 공식 보도자료에서 이 작품이 “브래드 피트의 최고 흥행작”이 되었다고 밝히며, 8월 재상영(IMAX 리이슈) 소식도 함께 전했습니다. 영화와 병행해 출시된 F1 THE ALBUM에는 에드 시런, 로제(ROSÉ), RAYE 등 글로벌 아티스트가 참여해 관람 전후의 여운을 확장합니다. APXGP 팀 머치도 공식 스토어를 통해 판매 중이라 영화를 보고 팀의 팬이 되는 ‘입덕 동선’까지 미리 깔아 둔 셈이죠. 여름 시즌이 지나도 이 타이틀이 다시 IMAX 상영관으로 돌아오는 이유, 그만큼 관객 경험형 영화로서 체급을 갖췄다는 방증입니다.
소소한 팁 하나!
캐릭터 이름의 영감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어요. 소니 헤이스의 과거 서사는 실제 F1 레전드의 사고·복귀 서사에서 모티프를 가져왔다는 인터뷰가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배경을 알고 보면, 마지막 스틴트에서 피트가 보여주는 표정 근육의 미세한 떨림까지 다르게 읽히죠.
이제 시동을 거실 차례입니다. 극장—가능하면 IMAX—에서 〈F1 더 무비〉를 보시고, 가장 손에 땀을 쥐게 만든 추월 장면이나 귀에 박힌 엔진 사운드 순간을 댓글로 공유해 주세요. 독자님들의 ‘최고의 한 바퀴’를 모아 다음 리뷰에 하이라이트로 소개하겠습니다. 더 많은 K-콘텐츠·글로벌 무비 인사이트를 놓치고 싶지 않다면, 블로그 구독과 알림 설정도 잊지 마시고요. 그럼, 그리드로 이동합니다.